세계 자동차 경기가 2009년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경기 침체가 글로벌 제조업 전반으로 퍼져나간다고 경고했다.
올 상반기 주요 자동차 제조국에서 공개한 지표는 우울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 상반기 미국 자동차 생산량이 2%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중국과 독일 자동차업계는 올해 반기 각각 13%와 12% 생산이 줄었다고 전했다. 인도는 4~7월 3개월간 자동차 공장 출고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과 독일은 반기 실적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일본만 유일하게 지난 1~5월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자동차 제조업은 많은 국가에서 내구 자본재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철강과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의 ‘큰 손'이기도 하다. 마케팅, 광고 등 서비스 분야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생산부터 유통, 관리 등에 질 높은 고임금 일자리를 제공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원유 소비량 증가세가 둔화된 가장 큰 요인으로 자동차 경기 침체를 꼽는다. 영국 에너지기업 BP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석유 생산량은 44억7430만, 소비량은 46억621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7년과 비교해 성장률이 절반 가량 꺾인 것으로 BP는 분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제조업계도 ‘고난의 행군'을 걷고 있다.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전(全)산업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 계절조정계열)가 5월 대비 0.7% 감소, 두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11개월째 감소다. 자동차(-3.3%), 기계장비(-8.3%), 화학제품(-8.2%) 등이 생산이 줄어든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