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경기가 2009년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경기 침체가 글로벌 제조업 전반으로 퍼져나간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수출을 위해 선적 준비 중인 평택항 전경. 기사 내용과 무관. / IT조선 DB
자동차 수출을 위해 선적 준비 중인 평택항 전경. 기사 내용과 무관. / IT조선 DB
16일 로이터 등 외신은 국제자동차산업협회(OICA) 자료를 인용, 2018년 세계 자동차 생산대수가 1%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생산물량이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20년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올해 자동차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감소폭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올 상반기 주요 자동차 제조국에서 공개한 지표는 우울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 상반기 미국 자동차 생산량이 2%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중국과 독일 자동차업계는 올해 반기 각각 13%와 12% 생산이 줄었다고 전했다. 인도는 4~7월 3개월간 자동차 공장 출고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과 독일은 반기 실적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일본만 유일하게 지난 1~5월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자동차 제조업은 많은 국가에서 내구 자본재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철강과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의 ‘큰 손'이기도 하다. 마케팅, 광고 등 서비스 분야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생산부터 유통, 관리 등에 질 높은 고임금 일자리를 제공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원유 소비량 증가세가 둔화된 가장 큰 요인으로 자동차 경기 침체를 꼽는다. 영국 에너지기업 BP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석유 생산량은 44억7430만, 소비량은 46억621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7년과 비교해 성장률이 절반 가량 꺾인 것으로 BP는 분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제조업계도 ‘고난의 행군'을 걷고 있다.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전(全)산업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 계절조정계열)가 5월 대비 0.7% 감소, 두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11개월째 감소다. 자동차(-3.3%), 기계장비(-8.3%), 화학제품(-8.2%) 등이 생산이 줄어든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