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m 깊이 암반 아닌 토사층 파야
학교 진입 도로이설로 불편 우려
싱가포르 첫 비개착식 터널공법 적용
지반 조건 조사·계측 안전하게 굴착
공정률은 86%, 계획보다 14주 빨라
해외 건설현장 첫 안전체험장 설치
철저한 시뮬레이션 후 작업 착수
[싱가포르=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싱가포르 중심부에 위치한 지하철 써클라인(Circle Line) 칼데콧(caldecott)역 현장 내 위치한 톰슨 이스트코스트 라인(Thomson East-Coast Line) 지하철 공사 T213 공구.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이 지하철 공사는 싱가포르 북부 우드랜드(Woodland)에서 싱가포르 동부를 연결하는 총 43㎞에 달하는 노선이다. 삼성물산은 이 중 서클라인 칼데콧역과 연결되는 지하 4층규모의 환승역사 및 총 연장 569m에 달하는 터널 공사를 단독 수주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86%대로, 계획보다 14주나 앞서고 있다. 톰슨 이스트코스트 라인(Thomson East-Coast Line) 24개 현장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공사를 진행하는 곳이다.
그렇다고 이 현장이 다른 곳에 비해 쉬운 곳은 아니다. 암반이 아닌 토사층으로 이뤄진 T213공구는 33m의 깊이로 판 후 공사를 진행해야 해 24개 현장 중에서도 상당히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발주처인 육상교통청가 삼성물산측에 지면에서 지하로 내려가며 터파기 굴착 후 지하구조물 시공, 되메우기하는 개착 공법으로 공사할 것을 주문한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T213공구의 지상에 학교가 위치해 있어 발주처의 주문대로 공사를 할 경우 소음 및 분진 발생으로 인한 민원발생은 물론 학교의 진입 도로이설이 요구되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았다. 삼성물산이 발주처 주문과 달리 싱가포르 최초로 비개착식 NATM(New Austrian Tunnelling Method) 터널 공법을 적용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비개착공법은 지상에서 터파기하는 개착공법과 달리 지하에서 터파기를 진행하는 공법이라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 싱가포르 T213공구 현장. 삼성물산이 수주한 톰슨 이스트코스트 라인(Thomson East-Coast Line) 지하철 공사 T213 현장은 33m에 달할 정도로 깊게 파야하는 데다 암반층과 토사층이 뒤섞여 있어 난공사 현장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싱가포르 최초로 비개착공법을 적용해 공기를 당초 계획보다 14주 앞당겼을 뿐 아니라 안전도 확보해 발주기관인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로 부터 2년연속 수상했다.
원본보기 아이콘이철행 삼성물산 현장 소장은 "설계 책임이 발주처에 있는 빌드온리(Build Only) 계약이라 발주처의 지시대로 공사를 하면 훨씬 수월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감안해 싱가포르 최초로 비개착공법을 적용하기로 했다"며 "2016년1월 착공 이후 1년 10개월만인 지난 10월에 싱가포르 최초의 대단면 2·3아치 터널을 마무리하고 현재 터널 내부 구조물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난공사 현장인 만큼 안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삼성물산은 T213 공구에 해외 건설현장 최초로 안전체험장을 도입했다. 이에 모든 작업은 사전에 철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을 검증한 후 시작했다. 이 소장은 "보통 500만인시(1인시=한 사람이 한 시간 동안 일하였을 때의 일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를 넘어가면 안전한 현장이라고 평가하는데 우리 현장은 540만 인시를 기록했다"며 "특히 우리현장은 싱가포르의 카카오톡 격인 왓츠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며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는 추가 수주의 열매로 이어졌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말 LTA가이 발주한 8억935만 싱가포르달러(약 6848억원) 규모의 '복층형 지하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싱가포르 최초의 복층형 지하 고속도로로, 우리나라 건설사가 공사를 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물산은 지상에 있는 왕복 최대 8차선 고속도로 밑에 지하 1~2층짜리 고속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권재희 기자 jayful@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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