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야당 "근거 없는 유언비어 날조… 당장 사과해야" 발끈
홍콩 친중인사 "미성년자들, 시위대에 성적 서비스" 주장 논란
홍콩의 한 저명한 친중파 인사가 미성년 여학생들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성적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발언을 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을 지내고 현재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에 대한 자문기구인 행정회의 일원인 패니 로(羅范椒芬)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이 방송에서 한 청취자는 "14살 여학생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보면 '혁명천사'로 이름 붙여진 14살 여학생이 시위에 나서는 '용사'들에게 위안부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이 학생은 다른 시위대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결국 임신했다"고 주장했다.

패니 로는 이 청취자의 주장에 답하면서 "우리는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며, 어린 소녀들이 꼬임에 빠져 공짜 섹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곧바로 거센 논란을 불러왔지만, 패니 로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패니 로는 SCMP에 "사람들이 믿고 안 믿고는 자유지만, 나는 이런 얘기를 그 소녀를 아는 친구의 친구에게서 들었다"며 "더 자세한 얘기는 그 소녀가 받을 충격을 생각해서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예방적인 조언은 나쁘지 않다"며 "소녀들은 시위 현장에서 만나는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릴 때 술과 마리화나의 영향을 피하도록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

패니 로의 발언은 시위대와 야당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해온 한 남성은 "우리는 홍콩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시위에 나서는 것이지 하룻밤 쾌락을 위해 나서는 것이 아니다"며 "패니 로는 이러한 유언비어 날조에 대해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야당 의원 헬레나 웡(黃碧雲)은 "패니 로가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 경찰에 신고해 사건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고 가짜 소식으로 대중을 오도한 것이라면 당장 사과하고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