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CTV 여기자 유죄에 "분노" 반발…서방 '홍콩 개입' 히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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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12-0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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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토론회' 난동 쿵린린 집행유예

  • "英 언론·사법 자유 의심, 항소할 것"

  • 홍콩인권법 내정간섭·이중잣대 비난

영국 버밍엄시 치안판사가 쿵린린 CCTV 런던 특파원에 유죄 판결을 내린 데 대한 주영국 중국대사관 측의 항의 성명. [사진=주영국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


영국에서 열린 홍콩 관련 토론회에서 난동을 부린 중국 CCTV 기자가 유죄 판결을 받자 중국 측은 "분노를 느낀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세계가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한 개입을 확대하고 있는 데 대한 위기 의식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주영국 중국대사관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쿵린린(孔琳琳) CCTV 런던 특파원에 대한 유죄 판결에 항의했다.

영국 버밍엄시 치안판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쿵린린의 폭행혐의를 인정하고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뒤 2115파운드(약 322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쿵린린은 지난해 9월 버밍엄시에서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가 개최한 홍콩 독립 관련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진행요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패널로 참석한 인권 활동가들에게 소리를 지르다가 퇴장을 유도하는 진행요원을 향해 손을 휘두르는 장면이 촬영됐다.

유죄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주영국 중국대사관은 "판결에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며 "중국 기자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지만 각종 방해와 난폭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이 일관되게 표방해 온 언론 자유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영국 사법 공신력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대사관 측은 "쿵린린은 지난 10월 1일 무혐의로 석방됐지만 같은 달 25일 영국 경찰이 결정을 번복하고 고소했다"고 부연했다.

CCTV 대변인도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영국 법정의 판결에 놀랐으며 쿵린린은 항소할 것"이라며 "영국 법정이 사실에 의거해 인위적 방해를 배제하고 기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열린 홍콩 관련 토론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쿵린린 CCTV 런던 특파원. [사진=CCTV 캡처 ]


중국은 이번 유죄 판결을 서방 세계가 홍콩 사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보는 분위기다.

북경청년보 산하 위챗 계정인 정즈젠(政知見)은 "무혐의로 석방하고 증거 불충분으로 고소를 취하한 뒤에도 새로운 증거 없이 재판이 재개되고 이 같은 판결이 나온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의회가 제정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인권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데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미국식 인권과 민주는 허위'라는 1면 논평에서 "미국이 홍콩 인권법을 만든 것은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종전 입장을 재강조했다.

논평은 "미국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이중 잣대와 허위로 가득찬 패권 논리를 보여준다"며 "홍콩 인권법은 홍콩을 교란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인종 차별과 성차별, 총기 폭력 등 미국 내 인권 침해가 더 심각하다"며 "미국의 치졸한 심보는 중국 인민을 하나로 뭉치게 할 뿐 중화민족의 부흥을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지난달 24일 실시된 홍콩 구의원 선거가 반중파의 압승으로 끝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등 서방 세계가 홍콩에 대한 개입을 확대할 경우 사태 진화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한편 지난 6월 홍콩에서 반중 시위가 본격화한 이후 현재까지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는 589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경찰은 "남성 4368명, 여성 1522명이며 연령대는 11~83세"라며 "(점거 시위가 벌어진) 홍콩 이공대 사건과 관련해 1377명이 체포됐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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